낙동강 조명희 낙동강 칠백리 길이길이 흐르는 물은 이곳에 이르러 곁가지 강물을 한뭄에 뭉쳐서 바다로 향하여 나간다. 강을 따라 바둑판 같은 들이 바다를 향하여 아득하게 열려 있고 그 넓은 들 품안에는 무덤무덤의 마을이 여기저기 안겨 있다. 이 강과 이 들과 거기에 사는 인간 -- 강은 길이길이 흘렀으며, 인간도 길이길이 살아왔었다. 이 강과 이 인간 지금 그는 서로 영원히 떨어지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인가? 봄마다 봄마다 불어 내리는 낙동강 물 구포벌에 이르러 넘쳐 넘쳐흐르네 철렁철렁 넘친 물 들로 벌로 퍼지면 만 목숨 만만 목숨의 젖이 된다네 - 젖이 된다네 - 에 - 헤 - 야 이 벌이 열리고 - 이 강물이 흐르 제 이 젖 먹고 자라 왔네 자라 왔네 - 에 -헤 - 야 천 년을 산, 만 년을 산 낙동강..
돌다리(이태준) 정거장에서 샘말 십 리 길을 내려오노라면 반이 될락말락한 데서부터 샘말 동네보다는 그 건너편 산기슭에 놓인 공동묘지가 먼저 눈에 뜨인다. 창섭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까지 바라보았다. 봄에 올 때 보면, 진달래가 불붙듯 피어 올라가는 야산이다. 지금은 단풍철도 지나고 누르테테한 가닥나무들만 묘지를 둘러, 듣지 않아도 적막한 버스럭 소리만 울릴 것 같았다. 어느 것이라고 집어 낼 수는 없어도, 창옥의 무덤이 어디쯤이라고는 짐작이 된다. 창섭은 마음으로 ‘창옥아’ 불러 보며 묵례를 보냈다. 다만 오뉘뿐으로 나이가 훨씬 떨어진 누이였었다. 지금도 눈에 선―하다. 자기가 마침 방학으로 와 있던 여름이었다. 창옥은 저녁 먹다 말고 갑자기 복통으로 뒹굴었다. 읍으로 뛰어들어가 의사를 청해 왔다. 의사는..
(2) 마지막 한 잎 - 5차 교과서 수록 오 헨 리 이 진 섭(李眞燮) 각색 때:1910년 겨울 곳: 뉴욕 그레니치 빌리지 나오는 사람들 해설자…………(40) 수전……………(26) 여류 화가 존시……………(21) 그의 동생, 여류 화가 베어먼…………(50) 독일 출신 화가 의사……………(45) 동네 의사 보리스…………(55) 동네 화상 약제사, 마을 노인, 기타 S# 1.어느 서재 안(낮) F.I 중년 신사가 서재 한쪽으로 걸어가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 펼치며 기대 선다. 그는 다시 정면(관객)들이 있는 곳)을 향하여 말한다. NAR. 해설자 오 헨리는 1862년 9월 11일, 미국 북 캐로라이나에서 탄생하였는데, 본명은 월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ny Porter)라고 한다. 나중에..
금오신화 - 용궁부연록 송도의 천마산 한가운데 용추가 있으니 이름은 표연이라 하였다. 조정에서는 이 곳에 때맞추어 제사를 지냈다. 그 옛날에 한생이라는 뛰어난 문사가 있었다. 어느 날 한생에게 푸른 옷을 입고 두건을 쓴 관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내려와 뜰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표연에 계신 용왕님의 분부로 선생을 맞으려고 왔습니다." 한생이 그들의 안내로 천리준마를 타고 용궁에 이르니 용왕이 뜰 아래 내려와 맞았다. 그가 용왕의 안내로 대궐 위에 앉았을 때 문지기가 아뢰었다. "손님이 또 오십니다." 용왕이 나와 맞았다. 그들은 신이었다. 세 신이 자리에 앉고 차가 한 차례 돌고 난 다음 용왕이 말하였다. "내 무남독녀의 화촉을 밝히기 위하여 누각을 짓게 되었는데 건축재는 다 갖추었으나 거기 모자라는 ..
금오신화(4) - 남염부주기 경주에 사는 박생이란 사람은 일찍이 불교, 무당, 귀신 등 모든 것에 대하여 의심을 품었다. 어느 날 절간의 스님과 불교에 대한 질의를 펴게 되었는데 스님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천당과 지옥이란 것에 대하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야 천지는 한 음양일 것인데 어찌 천지 밖에 그런 세계가 있겠소?" 그러자 스님도 이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못하고 이번에는 화제를 다음으로 돌렸다.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소이다만 악인 악과 선인 선과의 화복이야 어찌하리오?" 그러나 박생은 그 말을 믿지 않고 일리론이라는 책을 지어 스스로의 지표를 삼았다. 그리하여 불교의 이단적인 것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는 한 마디로 유가의 신봉자였던 것이다. 박생이 책을 저술한 수의 그 어느 ..
금오신화(3) - 취유부벽정기 정축년에 개성 사는 부잣집 아들 홍생은 얼굴이 아름답고 글을 잘하였다. 팔월 한가윗날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포백과 면사를 평양에 내다 팔려고 배에 싣고 강가에 댔다. 성중에서 구경나온 기생들은 홍생을 보고 아양을 떨었다. 그 때 성중에서는 이생이란 친구가 있어 홍생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는데 술이 취하여 배를 되돌리게 되매 홍생은 흥취를 진정할 수 없어 조그마한 배를 갈아타고 달빛을 그득 실어 노를 저으며 대동강물을 따라 거슬러올라가 부벽정에 당도하였다. 그는 배를 갈대밭에 매두고 사닥다리를 밟고 올라갔다. 그리고 난간에 의지하여 옛 도읍을 돌아보니 내 낀 외로운 성에 물결만 찰싹거릴 뿐이라 고국의 흥망을 탄식하여 여러 수의 시를 잇달아 읊었다. 시를 다 읊고 나자 그는 춤..